펠로우 오드 (Fellow Ode)
숍에서 집으로 커피 도구들이 옮겨지면서 언젠간 43S로 다시 마주하자 라는 기나긴 기약을 다짐하고 말코닉 EK-43을 판매하고 펠로우 오드를 구매했었다. 펠로우 회사에서 나온 가정용 그라인더 오드. 1년 넘게 사용하면서 이 그라인더에 대한 개인적인 느낀 점을 기록할까 싶다. 사실 전문적으로 이 그라인더를 사용한다라기보다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커피를 마신다. 즉 나 자신이 나 자신에게 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끔 도와주는 장비를 구매해서 집에서 편히 마시고 지향하는 분위기를 선호한다는 뜻인데, 그런 선호감을 반영해서 정말 편하게 사용하고 마시고 전문적이지 않아도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하기로 생각했다.

펠로우 오드. 처음 한국에 들어오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구매하기로 결정했을 때 당시 가격이 59만 원 정도를 기록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저렴히 구매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42만 원 정도에 구매했었다. 배송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되었다. 2주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고 굉장히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디자인 자체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디자인과 더불어 마감새가 굉장히 좋았다. 하단 우측에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그라인딩이 시작되고 윗 덮개를 슬라이드로 밀어 원두를 넣는 방식이다. 중간 부분 우측에는 안에 남은 잔량을 뺄 수 있는 클릭커가 있다.
하지만 많이들 언급하듯 펠로우 오드의 분쇄 후 잔량에 대한 단점이 나 역시도 경험했었다. 예를 들어, 16g을 분쇄한다고 가정했을 때 16g을 분쇄했을 경우 적게는 2g 많게는 3g 까지도 잔량이 빠졌다. 열심히 옆에 클릭커를 누르면서 털어도 잔량이 안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 마켓으로 제작 운영 중인 [더 사라야]에서 펠로우 오드 호퍼를 따로 구매했다. 구매 후 윗부분에 장착하고 아래 분쇄 된 원두 받이 통 안쪽에도 자그마한 도구를 하나 끼웠다. 그 후 잔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없거나.

친절한 가이드라인
펠로우 오드 호퍼 윗면 덮개를 뒤집어보면 친절하게 분쇄도 가이드라인이 기록되어 있다. Prismo부터 Cold Brew 분쇄가 가능하다고 표시되어 있다. 집에서 푸어 오버 즉, 브루잉 커피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가이드라인은 분쇄도 2에서 5까지가 적당하다고 평가를 하는데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일단 미디엄 로스팅의 원두를 펠로우 오드로 분쇄했을 때 3에서 4 사이에 두고 분쇄를 한다. 펠로우 오드의 장점이라면 분쇄도가 일정하게 잘 분쇄되는 반면 비교적 가늘게 분쇄는 안된다는 것이다.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했을 때 이 단점이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어쩌면 오드 그라인더는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하는 데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들이 결국 인정하고 조금 더 개선된 펠로우 젠투버 그라인더를 새롭게 올해 출시 했다.
개인적으로도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는 코만단테로 분쇄를 대부분 하는 편이고 가끔 재미 삼아, 또는 미디엄 로스팅 된 원두를 그라인딩 할 때 한 번씩 펠로우 오드를 사용한다. 가끔 라이트 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할 때는 오히려 더 가늘게 말고 더 굵게 분쇄를 하는 편이다. 분쇄도 5 정도. 영점조절도 굉장히 싶다. EK-43 그라인더와 비슷한 방법으로 분해 후 영점 조절을 할 수 있다.

빠른 그라인딩 시간
가정용 그라인더 치고는 굉장히 빠른 속도의 분쇄시간을 자랑한다. 라이트 로스팅된 그라인더를 코만단테로 힘겹게 분쇄하다가 가끔 펠로우 오드에 넣어 기계가 그라인딩 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매우 단축된다. 빠른 그라인딩 시간으로 다음 스텝을 빠르게 작업할 수 있고, 또한 분쇄도도 균일하게 잘 분쇄된다. 실버스킨이 조금 나오기는 했지만 원하고자 했던 분쇄도와 거의 비슷하게끔 분쇄되었다. 시간도 매우 짧게. 그리고 분쇄 후 전원을 따로 끄지 않아도 일정 시간 시간이 지나면 기계가 알아서 인식해서 전원이 꺼진다. 이 점은 매우 만족스럽다. 사라야 호퍼를 구매 후 잔량을 마지막까지 빼주기 위해서 하는 작업이 있는데, 먼저 그라인더 전원을 누른 후 원두를 넣고 1차적으로 분쇄 후 전원이 알아서 꺼지면 윗 호퍼를 탬핑하듯이 눌러주고 다시 한번 전원을 켜준다. 그러고는 다른 작업을 하다 보면 알아서 전원은 다시 꺼지고 깔끔히 잔량도 빠져나온다.
또한 마감새가 굉장히 좋아 원두 받이 통을 빼고 넣을 때 그립감이 아주 좋다. 또한 밑바닥이 자석으로 되어있어 살짝만 넣어도 착 감기듯이 알아서 들어간다. 비록 사라야 호퍼 구매 후 그 슬라이드 느낌은 줄어들었지만 마감새가 깔끔하게 떨어져서 마음에 든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추출했을 때 표현하고자 하는 노트들의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펠로우 오드는 플랫 버 의 버(Burr)를 가지고 있고, 노트들이 전체적으로 둥근듯한 느낌의 뉘앙스를 많이 받는다. 단맛이 굉장히 잘 표현되는 반면 밝은 산미톤의 과일 향들은 죽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바디감도 높은 편에 속하는 것 같다. 둥그스름한 바디감과 높은 단맛 그리고 깔끔한 피니쉬까지. 중남미의 원두들이나 미디엄 이상의 커피를 로스팅했을 때 오드 그라인더와의 궁합이 좋은 것 같다.
한 번은 코만단테를 구매하기 전 라카브라 원두를 구매해서 마시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노트에 적힌 허브계열이나 과일의 산미톤 들이 전혀 표현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물을 바꾸고 이리저리 그라인딩 사이즈를 조절하고, 도징량을 늘려보거나 추출 방법을 변경해 보아도 무엇인가 맛이 아쉬웠는데 코만단테를 구매 후 분쇄해 보니 엄연히 다른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도 들긴 했었다.
1년 넘게 사용하면서 이제는 서브 그라인더가 되었지만 중고로 판매는 하고 있지 않다. 한 번씩 사용하지 않다 보면 판매할까? 싶다가도 있으면 또 잘 쓰게 되는 그라인더다. SSP Burr로 교체할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아도 어떤 원두를 그라인딩 할 때에 따라서 충분히 맛 표현이 가능하고 잘 나와서 만족스럽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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