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관한 이야기

바리스타 라는 직업을 가지고 난 후 얻은 직업병들.

Mattybrew 2023. 7. 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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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 어느덧 5-6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다면 겪었고, 그 일 중에서 다양한 시도와 긍정적인 사인 그리고 부정적인 사인들이 늘어났다. 뭐 어떻게 보면 뭐든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긍정적인 요소만을 다 가져올 수는 없으니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가지고 나서 나 자신에게 크게 변환점이 된 요소들이 있을까? 있다면 크게 몇 가지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쉽게 얘기하면 어떤 직업병들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가지고 어떤 직업병을 얻었을까?

 

첫 번째, 미각이 상승된 것 같다.

 

매일 아침 커피를 세팅하고, 쉬는 날이면 카페에 가던 이전의 나날들. 그렇게 매일 아침 운영하던 카페에서 커피 맛을 보고 쉬는 날이면 가볍게 즐길 겸 카페를 가면 또 커피 맛을 보며 휴무를 보내던 시간들이 많았다. 처음에 커피를 마시다 보면 커피에서 레몬 맛이 나고.. 베리류의 향미가 표현되고.. 구운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단맛이 나타나고.. 등등 이런 커피의 테이스트 노트들을 처음부터는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엄연히 다른 커피를 그저 마시는 행위에 만족하는 사람처럼 커피는 그냥 마시면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커피. 어떤 맛이 나고 표현되는지 설명을 들어도 사실 잘 몰랐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 직업을 더욱이 사랑하고 직업으로 선택하면서 매일같이 연구적으로 마시고 또는 기분 좋게 커피를 즐기게 되다 보니까 테이스트 노트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베리류의 향미들 커피에서 느껴지는 허브. 와인. 각종 과일 들, 그리고 향신료의 노트까지. 

 

그 커피에서 느껴졌던 다양한 노트들이 어느새 자연스레 미각에 데이터로 남은 것 같았고, 그 후로부터는 음식에도 미각이 더욱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어느 식당에 방문을 했을 때 너무 맛있어서 기분 좋게 음식을 먹는데 유독 궁금한 이 맛이 뭐지? 하고 궁금하던 순간들이 있다. 그럼 "이거에는 이게 들어갔나 봐" , "이거에서 이 맛이 나지 않아?" , "되게 OO이랑 OOO이 뚜렷하다!" 등등, 음식을 마시더라도 더욱이 섬세하게 음식의 맛이 느껴졌다. 덕분에 음식을 더욱이 맛있게 먹게 되는 긍정적 힘이 실어진 것 같다.

 

 

 

디저트의 세계

 

두 번째, 만드는 것에 취미가 붙었다.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어쩌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이 습관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 카페를 운영하면서 디저트를 다 만들었었다. 빵부터 시작해서 구움 과자류, 내가 가능한 범위에서의 디저트들은 다 만들어 판매를 했다. 사실 어디에서 배운 적은 없다. 어떻게든 살려고 하다 보니 열심히 하고 많은 테스트를 거치게 되다 보니까 최대한 떳떳하게 내 입에 맛있게끔 디벨롭을 시키고 판매하자가 시작이었다.

 

디저터를 직접 만들고 다음으로는 음식을 직접 해 먹기 시작했다. 배달이나 반찬포장 또는 음식포장 등등 현대인의 하루에서는 어쩌면 이 행동들을 빼놓을 수 없는 일부분 중 하나인데, 음식을 직접 해 먹기 시작하니 어느 순간 배달을 선호하지 않았고 외식도 선호하지 않았다. 최대한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다 만들어 먹었다. 호기심에 궁금했던 반찬들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본다던지, 밖에서 사 먹으면 비싼 음식도 유튜브로 검색해 집에서 다 만들어 먹는 다던지, 또는 새로운 나만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든다던지. 요리하는 거에 취미가 붙으니 경제적인 이득까지 따라왔다. 그러고 첫 번째 긍정적인 이유와 이어지듯 미각이 상승하니 각종 요리의 향신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게 새로운 취미로 요리하는 것에 취미가 생겼고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해서 집에서 이것저것 요리를 해보는 취미가 너무 잘 맞다.

 

비록 어설픈 수는 있지만 집에서 먹는 밥들과 반찬은 엄청나게 행복으로 다가온다.

 

 

 

정리를 잘하자

 

세 번째, 정리정돈이 습관화가 되었다.

 

정리정돈, 귀찮으면 참 안 하게 되는 행위. 학창 시절부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안 쓰는 전자기기 제품들의 코드를 빼는 것은 하루의 루틴과도 같은 일상 중 하나였다. 성인이 되고 혼자 살아가며 자영업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어느 순간 느껴진 듯한 이 습관화. 정리정돈을 하는 걸 습관이 되었다.

 

어떠한 물건을 사용하고 나면 제자리에 다시 배치해 두는 것을 지향하고,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면 추가된 물건으로 인해 서랍이나 보이는 곳에 최대한 깔끔히 배치하는 걸 선호하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구매 후 배치하고 또 정리하고 최대한 깔끔하게 보이게끔 하는 것이 집에 스며들었다.

 

청소하는 것 역시. 사용하면 최대한 깨끗이 유지하고 싶어 하고 그리고 사용하면 즉각 즉각 그 자리를 치우는 것을 선호한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깔끔하게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 습관들이 집으로 가져와졌고 설거지나 무엇인가 정리와 청소에 대해서 미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무조건 즉각 즉각 해야 할 것. (비록 그렇다고 병처럼 깔끔한 건 아니다. 사람인지라 가끔은 귀찮을 때도 많다.)

 

어쩌면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하나의 음식을 가지고 맛있게 제조하는 사람인데, 제조할 때 청결함을 중요시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이것이 평소에 습관적으로 되지 않거나 평소에 깔끔하지 않은 성격이라면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가지기는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마음과 직업병들이 생겼다. 이 직업병들을 마지막까지 잘 가져가기 위해 인생의 긴 세월을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이행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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