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리뷰

#19 원두 경험 [ Identity Coffee Lab 아이덴티티 커피랩 ] - Ethiopia Sidamo Bombe Anaerobic

Mattybrew 2023. 7.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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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째 원두 리뷰 <아이덴티티 커피랩>

 

지난번 아이덴티티 커피랩에서 구매한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를 마시면서 리뷰 후, 오늘은 같이 구매한 내추럴을 마셨다. 계속 이전에 이야기했듯이 워시드 커피를 더욱이 선호한다. 언제부터일까? 정확히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느 새부터 내추럴 커피의 프로세스가 과하다?라는 개인적인 느낌을 받았고, 데일리로 마시기에는 어렵고 간혹 가다 스페셜하게 한 잔 정도는 마시기에 딱 적합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내추럴 프로세스 중에서도 특히 무산소 발효 라면 더욱이. 처음 엘 파라이소 농장으로 접했던 무산소 발효 커피. 그 후로 신기해서 마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거부감이 들었고, 아마 그 이후로 어쩌면 내추럴과 워시드의 대결에서 나에게는 워시드가 승리하는 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경우에는 아이덴티티 커피랩에서 같은 나라. 에티오피아 원두로 워시드와 내추럴 각각 한 가지씩 소개하길래 구매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겠구나, 어떻게 보면 많은 용량은 아니니까 거부감이 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씩 구매했다.

 

 

내추럴 커피 패키지는 색상이 달랐다.

 

처음 받고 패키지의 디자인이 아이덴티티 커피 만의 고급스러운 듯한 느낌이 풍긴다고 이야기했는데, 내추럴 패키지는 워시드와는 다르게 하얀색이 아닌 분홍색 계열의 색상이 커버업 되어 있다. 이곳에서 첫 구매라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마 워시드는 하얀색, 내추럴은 분홍색 계열 패키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첼바사 와는 다르게 봄베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도 올해도 많이 접하여 마셨었다. 구독 중이었던 세이커피(Sey Coffee)에서도 한 번 접했고, 서울 여행을 가서 카페를 갔을 때 특히 에티오피아 봄베 원두가 굉장히 많이 보였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는 봄베가 워시드 계열로 많이 접했었었나? 하는 기억이 든다. 이 지역의 커피를 마셨을 때 되게 꽃 내음과 밝은 레몬 캐릭터 같은, 즉 상큼하고 화사한 느낌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났는데 이번에는 내추럴이니 어떤 테이스트가 따라올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특히 무산소 발효 니까.

 

 

색상이 참 곱다

 

일단 박스를 개봉해 원두를 소분하고 이전 첼바사와 똑같이 12g의 원두를 사용해서 첫 푸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이전에는 오레아 V3 드리퍼로 푸어를 했지만 이번에는 하리오 V60 세라믹으로 푸어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드리퍼를 고르는데 큰 이유가 있나요?라고 생각한다면.. 사실 큰 이유는 없다. 일단 무슨 맛일지 결정하고 판단해서 이것으로 내리면 더 맛있겠지? 이런 생각보다는. 일단 첫 번째로 뭐가 먼저 눈에 보였는가, 그리고 필터의 잔여수량이 얼마나 남았나..? 하고 판단해서 이끌리는 대로 커피를 마시는 것 같다. 정해진 답을 주지 않고 최대한 마셔보자 라는 취지도 섞여있는 생각이랄까.

 

무산소 발효답게 개봉 후 소분하면서 부터 아로마가 곳곳에 퍼졌다. 딸기의 향들이 뿜어져 나왔고 오랜만에 이런 아로마가 되게 신선했다. 최근에는 강한 아로마보다는 은은하게 나오는 향들을 많이 마시고 접하다 보니 또 다른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커피에 RDT를 가하고 커피를 그라인딩 하여 93-94도 변화되는 물 온도 속에서 푸어를 하였다. 푸어를 하면서도 여전히 딸기 같은, 마치 원두 커버에서 분홍색이 연상되듯 그러한 뉘앙스들의 향들이 뿜어져 나왔다. 로스팅 날짜부터 6일이 지났고 아이덴티티에서 권유하는 디개싱 기간이 5일로 명시되어 있던데, 적당한 범위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인포메이션 카드

 

딸기와 와인 그리고 블랙베리

 

기본적으로 원두의 도징량을 작게 가져가고 비율은 약 1:16.5 정도의 비율로 추출하다 보니, 전체적인 커피 밸런스는 마시기에 굉장히 편했다. 1분 정도 커피를 덮개에 닿아 식힌 후 열었을 때 덮개 냄새를 맡아보니 딸기의 향이 여전히 묻어 나왔다. 그러고 커피를 마셨는데, 딸기보다는 와인의 향이 먼저 툭! 하고 튀어나왔다. 정말 거부감 스럽지 않은, 마치 은은한 레드 와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고. 레드 와인의 드라이함보다는 달콤함이 먼저 들어오면서 블랙베리를 연상시키는 맛이 바디감과 함께 입 안을 전체에 싹 감 샀다. 블랙베리를 살면서 자주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블랙베리 잼을 이전에 가끔 구매해서 토스트에 발라먹고는 했는데, 그 블랙베리의 맛이 다시 기억이 날 만큼 선명했다. 그리고 커피는 전체적으로 쥬시한 느낌도 들었다. 테이스팅 노트에서 표현하는 커피의 맛 들이 선명히 났고 식으면서 점차 아로마에서 맡았던 딸기의 노트들도 스멀스멀 올라오며 와인과 블랙베리와 잘 어우러졌다.

 

또다시 오랜만에 내추럴 커피를 마시면서 이전보다 낮은 도징량을 투여하여 커피를 추출했고, 밸런스 있는. 마시기 편한 커피를 마시면서 내추럴에 대한 이미지도 이렇게 마시다 보면 또 바뀌지 않을까? 무산소 발효 커피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커피를 계속해서 마시고 있으면서 정말 만족한다. 어서 기회가 되면 서교동 매장을 방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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