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원두리뷰 폰트 커피의 호이스트 블렌드.
6월 언스페셜티의 원픽은 폰트 커피였습니다. 폰트 커피는 용산과 문래동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는 폰트 커피를 약 2년 전 용산점에 방문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용산역 근처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근처에 있던 트래버틴에 들려 커피를 마시고는 간단히 시간을 조금 더 보내다가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주위에 늦은 저녁에 하는 괜찮은 카페가 없나? 하고 검색했을 때 트래버틴 바로 옆 쪽에 폰트 커피가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하여 방문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욕심일 수 있었지만 그날 커피를 세 잔이나 이미 마셨고 단순히 숙소에 일찍이 들어가기 싫다는 이유로 어떻게든 한 장소에 더 들려보고자 했었는데, 결국 폰트 커피에서 시간은 보냈지만 커피를 마시면서 약간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었던 터라 커피의 맛을 잘 기억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기억상 핸드드립 아이스로 페루 커피를 마셨던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만은.. 아마 커피 맛을 느끼며 마셨다 라기보다는 속에서는 거부감이 일어나지만 여행이라는 이유로 어찌어찌 버티던 그 순간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스페셜티 월픽을 매달 구매하면서 폰트 커피와 진행했던 6월 월픽. 오랜만에 폰트 커피를 접할 수 있게 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구매를 했고 두 가지의 원두를 구매했습니다. 그중에서 첫 번째는 폰트 커피의 호이스트 블렌드입니다.
잘 익은 과일의 다 채로고 산뜻한 풍미. 시럽과 같은 촉감. 깨끗한 마무리.
호이스트 블렌드는 폰트 커피의 대표 블렌드 중 하나입니다. 오버타임이라는 블렌드와 호이스트 블렌드 두 가지가 존재했는데, 오버타임은 조금 더 다크 로스팅에 가깝고 단 맛과 견과류 같은 노트를 소개하며 에스프레소 추출에 맛있는 커피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호이스트는 오버타임보다는 밝고 미디엄 로스트 분쇄도이며, 에스프레소로 마셔도 필터로 마셔도 괜찮은 커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이번 월픽에서 블렌드를 구매한 이유는 싱글 오리진 커피도 좋고 하이엔드 싱글도 좋지만, 폰트 커피를 그 당시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던 약간의 아쉬움도 있기도 해서 메인 블렌드를 제대로 마셔보고 폰트 커피가 추구하는 커피의 색깔을 한번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테이스팅 노트에서는 귤. 사과 주스. 시럽피. 카카오. 복합적인 향미 들을 노트에 기재하였습니다.
Tasting Note : Tangerine. Apple Juice. Syrupy. Cacao. Complex
로스팅 날짜는 6월 29일. 6월 월픽이지만 대만에서 구매하고 선물 받은 원두들을 마시다 보니 어느 정도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6월 말이 되어서야 주문을 했고 권장 디개싱 기간을 거쳐 7월 4일이 되어서야 첫 개봉을 하여 마셨습니다.
예전 폰트 커피의 200g 패키지 디자인 보다 최근 들어 바뀐 이 패키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듭니다. 세워두면 하나의 책처럼 보이는 네모난 박스로 겉 포장이 되어있고 윗부분을 열면 밀폐된 팩에 원두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원두를 구매할 때 패키지 역시 중요하게 보는 편인데, 그 회사의 이미지를 최대한 표시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또 하나는 구매자로서는 커피의 노트. 그리고 느껴봤던 경험. 로스터리의 네임밸류 등 여러 가지를 보겠지만 단순히 봤을 때 패키지가 마음에 들면 더 구매하고 싶은 관심이 생기고는 하는 것 같습니다.
바뀐 원두 패키지가 마음에 들었고 유튜브로 참고했을 때 인포메이션 카드도 있다고 하던데, 인포메이션 카드 정 가운데 부분에 색으로 원두에서 나오는 느낌들을 표현하셨던데 그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보다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었습니다.
200g이 담겨있는 밀폐된 팩을 뜯어 따로 소분을 하였고 커피를 마셔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폰트 커피에서 권유하는 디개싱 기간도 되었고 커피를 뜯을 때부터 밝은 커피에서 나오는 향들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사과 주스!
앞서 발행했던 게시글처럼 저는 16g의 커피를 사용하여 총 250g의 물을 푸어하여 추출한 클래식 레시피로 첫 커피를 내렸습니다. 커피의 분쇄도는 약 864 마이크론 정도 나왔습니다. 커피를 푸어 할 때부터 뿜어져 나오는 밝은 캐릭터들이 한 잔의 커피로 완성되어 마셨을 때는 정말 노트 그대로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커피였습니다.
귤을 연상시키는 단 맛과 산미가 약간씩 보이면서 사과 주스가 전체적으로 이 커피를 지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주 밝고 달콤한 당도 브릭이 높은 사과 주스가 지배적이었고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시럽피 같은 질감 자체도 마시면서 목 넘김이 부드러웠고, 식으면 식을수록 커피를 입에 머금었을 때 그들이 말하는 카카오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복합적인 향미까지 역시.
오랜만에 즐겨보는 폰트 커피가 이렇게 만족스러울 줄이야.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이 커피 로스터리에서 되게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선물 받은 느낌이라 좋은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폰트 커피 매장을 방문하고 원두 역시 추가구매를 하고 싶은 만큼 커피가 보여주는 직관적인 노트들이 선명하게 나타나서 만족스러운 커피였습니다. 데일리로 마시기 참 좋은 커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어서 아쉽게도 브루잉으로 이 커피를 마셔볼 수밖에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에스프레소로도 이 커피를 꼭 마셔보는 날이 있기를 바라며. 폰트 커피의 호이스트 블렌드는 무더운 여름밤으로 꺾여가는 시간에 마시면 더욱이 맛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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