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리뷰 : 커피 플레이스
올해는 유독 케냐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매년 여름 즈음 되면 케냐는 에티오피아와 같이 즐겨 마시는 즐겨찾기 같은 개념이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케냐를 접하기가 어려웠다. 지난 6월 대만 여행 당시에 The Folks에서 선물 받은 케냐 원두를 마신 것 이외에는 올해는 참 마시기 어려웠다. 그때 당시 선물 받았던 케냐 원두는 자몽의 뉘앙스와 같이 전체적으로 밝은 단맛을 유지하는 커피였다.
그렇게 이번 8월에는 꼭 케냐 원두를 구매하겠다며 Three Marks Coffee의 페루 원두를 구매 후 원두를 한 가지 더 사야 했는데, 갈증이 나던 케냐 커피를 찾아 그렇게 각종 로스터리의 웹 사이트를 방문했다. 돌고 돌아 몇몇의 후보지들이 나왔고 그 후보 중에서 고민을 거듭하다 좋아하는 곳의 원두를 선택하자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게 오랜만에 커피 플레이스의 원두를 구매했다. 케냐 원두로.
경주에 위치한 로스터리 " 커피 플레이스 "
커피 플레이스는 현재 경주에 위치하고 있다. 햇수로 13년째 운영 중이신 것에 대단함이 느껴진다. 아직까지도 비록 커피 플레이스 매장을 방문해 본 적은 없다. 이전에 경주로 여행을 갈 때는 그때는 미처 이곳의 정보를 알지 못했고, 작년 지인분을 통해 이 로스터리의 정보와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렇게 원두를 구매해서 마셔보고 언젠간 꼭 멀지 않아 매장도 방문해야지 했지만 그 후로 경주를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있다. 돌고 돌아 다시 커피 플레이스의 원두를 구매했다. 하나의 문구가 확 마음을 이끌었다.
라이트 로스팅된 케냐 커피는 이런 맛을 보여줍니다.
그 문구를 보고 "조금 색다르겠는걸?!" 하는 마음으로 원두를 구매했다. 커피 플레이스는 110g의 원두를 한 팩으로 판매하고 있기에 220g의 원두를 구매했다. 110g 당 원두 가격은 7,000원 상당히 다른 로스터리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커피 플레이스를 사랑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다. 부담 없이 내가 좋아하는 원두를 선택해 가격을 참고해 구매할 수 있다는 점.
이번 케냐 커피는 키앙고이 AA이고, 망고 살구 그리고 크랜베리와 블러드 오렌지의 맛을 가지고 있다고 노트에 적혀있다. 공교롭게도 하루 전에 구매한 Three Marks Coffee의 페루 원두와 한 가지 노트가 겹친다. 블러드 오렌지. 망고와 살구? 처음 본 노트는 되게 신기했다. 케냐 원두에서도 이런 맛을 느낄 수가 있구나? 하고 말이다.
케냐의 원두 표시에는 A AA AAA가 맨뒤에 붙는데 이것은 빈의 크기. 즉 사이즈를 의미한다. 자세한 건 다시 다룰 예정이다.
커피 플레이스의 대표님은 글을 되게 펼쳐서 구독자에게 잘 읽게끔 하시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다. SNS을 통해 팔로우를 하고 있고, 매번 올리는 게시글을 읽고 메일 구독을 통해 커피 플레이스의 구독글을 읽기도 하는데, (비록 구독글은 대표님이 작성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님의 게시글을 보자면 커피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방식의 모든 방면들이 다 보이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 줄 한 줄 적은 글, 그것들을 바탕으로 원두 패키지의 간단한 글도 보인다. 간단하지 않지만 간단한 글. 그리고 읽기 편한 기분. 커피 플레이스 매장도 그런 분위기 일 것 같다.
커피 플레이스
재밌는 케냐 커피
로스팅 날짜는 8/9일 13일 어제 아침에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다. 4일이 지난 커피. 아직 더욱이 디개싱이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커피 플레이스는 라이트 로스팅을 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2주 정도는 지나면 더욱이 깔끔하게 커피맛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원두 패키지 하단에 간략한 브루잉 레시피가 적혀있다. 권장하는 도징량에서 1g을 빼서 16g을 담고 250g의 물을 부어 추출했다. 코만단테 기준으로 30 클릭을 레시피에 작성해 주셨고 28 클릭으로 분쇄하여 커피를 추출했다. 이번 케냐 커피는 정말 색달라서 마시면서 재밌었다. 기존의 케냐 커피를 떠올리는 대표적인 커피의 맛은 자몽 또는 토마토 그리고 한국에서는 생소한 루바브가 생각나고는 할 텐데, 이번 케냐 키앙고이 커피는 저 세 가지의 노트는 찾아볼 수 없고 색다른 맛들을 선사 한다. 맨 처음 그라인딩 한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을 때 크랜베리의 상큼함 같은 것들이 피어오른다. 그리고 그 크랜베리의 맛은 추출된 커피의 맨 처음 부분 입맛을 돋아준다. 맨 처음 커피는 크랜베리의 향미가 터진다. 그리고 조금 식어 마시면 살구의 단맛이 올라오고 그다음 또다시 커피를 마시면 농도 깊은 망고가 바디감을 통해 본모습을 드러낸다. 블러드 오렌지의 노트는 다시 한번 커피를 마셔보면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크랜베리의 산도가 너무 맛있어서 또한 살구와 망고의 단맛과 바디감이 잘 어우러져 오렌지의 노트를 찾기는 어려웠다.
사실 케냐 커피를 마시고 싶었던 이유는 더운 여름에 시원한 토마토 같은 커피를 원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케냐 커피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플레이버들. 크랜베리 살구 망고 이 세 가지가 참 재밌다. 결국 올해 케냐 커피는 색다르면서도 재밌고, 새로운 모습으로 또다시 만족시켜 주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 소진될 때까지 더욱 맛있게 커피를 마셔보자. 그럼 오늘도 안녕히.
오늘도 안녕히. 커피 플레이스 대표님의 마지막 단골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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