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바리스타 체험기
10월 3일을 끝으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게스트 바리스타로 일을 했습니다. 부산 초읍에 위치한 <잎테> <Iptae>, 애정하는 공간인데요. 추석 기간 동안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스페셜 메뉴라는 명목하에 필터 커피를 판매를 했습니다. 9월 29일부터 10월 3일, 5일간 게스트 바리스타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을 간략하게 기재해보려 합니다.
첫 게스트 바리스타였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카페로 자영업을 운영했고 현재는 다음 방향을 위해 잠시 자영업을 쉬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주말에는 <잎테>에서 일손을 도우며 몇 달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추석 기간 동안은 조금 더 색다른 작지만 이벤트 가득한 팝업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자영업을 그만두고 잠시 커피와 관련된 직장을 내려둔 채 살아가면서 라운더 바리스타였던 저는 홈 바리스타로 전향이 된 샘인데, 홈 바리스타로써 처음으로 다른 공간에서의 게스트 바리스타로 커피를 내어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자영업을 하며, 그리고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길을 걸어오며 커피를 내리면서 생활을 하였지만 정작 다른 공간에서 제가 추출한 커피를 소개하는 일은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번 추석 기간 동안 이러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었고 이것저것 준비를 마치고 지난 5일 동안 게스트 바리스타 업무를 마쳤습니다.
필터 커피는 두 종류로 준비했습니다. 전형적으로 과일의 밝은 표현이 날 수 있는 커피와 또 하나는 단맛이 좋고 밝으면서도 산미가 부각되지 않을 커피. 큰 타이틀로 분류하자면 산미가 있는 원두와 산미가 없는 원두가 될 것 같네요. 원두의 가짓수를 많이 늘리는 것은 팝업 기간 동안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부여해 결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고 싶었습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로스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원두를 선택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결국 여러 후보 중에 선택한 곳은 경주에 위치한 <커피 플레이스>였습니다. 커피 플레이스는 최근에도 즐겨 마신 로스터리이고, 또한 이곳의 커피를 마셨을 때 대표님께서 추구하시는 스타일 그리고 기재가 되어있는 원두의 향미 표현들이 굉장히 직관적으로 표현이 잘 되고는 했었습니다. 결국 저도 이번 게스트 바리스타로써 짧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고 그렇다면 더욱 직관적으로 원두의 맛 표현이 잘 되는 원두를 찾길 바랐는데, 최근 경험 바탕으로 생각했을 때 <커피 플레이스>의 원두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포메이션 카드 제작하다.
또한 이번 게스트 바리스타 팝업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하나 추가로 준비한 것이 있었는데요.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원두를 설명하는 시간이 적다면 과연 비대면으로 나만의 커피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고 그 답은 인포메이션 카드, 즉 원두 카드를 만들자 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원두 카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커피를 건네주면서 카드 한 장을 같이 증정하고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면서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먼저 이번 게스트 바리스타로 참석하면서 오로지 필터 커피만 추출하고 손님에게 서빙하는 역할은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도 제조하여 손님에게 서빙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손님들에게도 원두 카드를 증정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잎테>에서는 기본 에스프레소 블렌딩 원두와 디카페인 원두를 사용하는데요. 원두는 서울에 위치한 로스터리 <펠트 커피>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클래식 에스프레소는 전체적인 단맛이 좋았고 밀크 초콜릿을 먹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또한 바디감이 좋아서 음식을 판매하는 <잎테>에서 음식과 페어링 하기에 가장 좋은 원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디카페인 원두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최근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디카페인을 선택하고자 하는 옵션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잎테>에서도 역시 디카페인 커피가 어느 정도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편입니다. 디카페인은 블랙커피, 화이트 커피를 마셨을 때 전체적으로 흑설탕 같은 단맛이 너무 좋아서 디카페인에 불호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편히 마실 수 있는 커피로 부드럽고 깔끔하여 마시기 참 좋은 커피였습니다.
인포메이션 카드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먼저 가상의 대표적인 캐릭터를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오리 캐릭터를 만들어 대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 놓은 다음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는데요. 먼저 클래식 에스프레소에는 오리가 포터필터를 잡고 가방에 가득 담긴 원두를 포터필터로 옮기고 있습니다. 옮겨진 원두는 추출이 시작되고 오리의 가방에 초콜릿으로 가득 차는 표현을 살렸는데요. 전체적으로 이 커피를 마셨을 때 초콜릿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초콜릿을 가득 한입 베어 물은 커피 같았습니다.
디카페인 같은 경우 무형의 존재를 그리기를 원했습니다. 흑설탕 같은 단맛이 너무 좋았어서 무형의 존재를 만들고 색상을 흑설탕으로 잡은 후 무형의 존재가 잔에 담겨 점점 녹아 흘러 넘쳐흐르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준비 한 <커피 플레이스>의 원두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과테말라 와이칸을 준비했는데요. 다크 체리의 향이 많이 퍼졌고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과일 박스를 한 움큼 집어 냄새를 맡는 듯한 느낌의 향미들이 많이 표현되었습니다. 이 커피가 저에게는 게스트 바리스타 기간 동안 산미 없는 커피를 담당했는데요. 원두 카드는 고양이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 방법을 선택했고, 고양이가 현재 느끼는 커피 맛을 이 커피의 테이스팅 노트로 그렸습니다. 다크 체리, 비정제 설탕 그리고 과일 캔디.
그리고 또 다른 커피는 에티오피아 리무입니다. 이 커피는 산미 있는 커피를 담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에티오피아 커피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라이트 로스팅된 원두이고, 다양한 과일의 향미들이 표현이 되었습니다. 복숭아, 블루베리, 청포도 그리고 에티오피아 커피만의 매력적인 꽃 향이 잘 표현되는 커피였습니다. 산미만 가진 캐릭터의 커피가 아닌 밝으면서도 깔끔한 클린 컵의 단맛도 참 좋은 커피였습니다. 또한 원두 카드 디자인은 <잎테> 앞에 자주 놀러 오던 까만 고양이 까미를 모티브로 그렸습니다.
> 잎테 주위를 돌아다니는 까만 고양이 "까미"를 아시나요? 까미는 가끔 놀러 와서 저희를 경계를 하면서도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펼치고 원하는 것을 챙겨가고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는 합니다. 어느 날, 까미가 아기를 낳고 아기를 육아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는데 그 모습이 잊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웠습니다. 안타깝게도, 까미의 아기가 이르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어요. 까미가 앉아있는 동산에서 까미의 꿈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저 무지개 뒤편에는 아기가 까미에게 달려가서 애교를 한 움큼 부리고 싶지 않을까요.
지난 5일간의 게스트 바리스타 체험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제 처음 목표를 다행히도 이루었습니다. 각각 원두를 10잔 이상 씩 판매하기. 감사하게도 지인분들과 순수히 <잎테>를 방문한 손님분들이 원두를 결정해 주시고 커피를 마셔주시고 하면서 자리를 보태어주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5일이자 오랜만에 스테이지에 서서 필터 커피를 내렸던 이 5일이 참 뜻깊었습니다.
이제는 인포메이션 카드를 만드는 제작자로 또 다른 여정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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